[르포] 훼손된 문화재를 바라보며……해결방안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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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자료사진. 문화재청

 

[수완뉴스 종합보도부 양재훈기자]

 

많은 이들에게 문화재는 과거에서 온 유산이며, 우리가 후대에게 물려줄 유산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가만히 문화재를 들여다 보면 겉으로는 낡고, 그냥 오래된 하나의 물건으로만 보인다. 죽은 듯이 고요한 정적만이 흐르는 박물관에서 자리 한칸을 차지 하고 있는 문화재는 언제나 말없이 묵묵부답인채 사람들의 관심거리만 된다. 이런 문화재는 그냥 사람들에게 생명력을 잃은 것과 같은 느낌을 보여줄 뿐이다. 하지만 이 문화재를 좀 더 자세하게 바라본다면 말이 달라진다. 역사와 문화를 엮어서 본 문화재에는 과거 선조들의 숨결과 그들이 생활하였던 당시의 문화, 생활 그리고 정신이 깃들여있기에 굳이 역사와 문화를 엮어서 문화재를 바라보지 않고 문화재만의 매력을 찾는 것 만으로도 과거 선조들과 같이 숨을 내 쉬고 있다는 듯한 공존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때문에 나는 문화재는 선조들이 우리들에게 물려준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한다. 문화재가 한 나라의 문화와 민속, 역사를 대표하는 역할도 하지만 역사적, 문화적인 측면에서 바라볼때 문화재는 현대의 귀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상 이렇게 문화재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가진것은 아니었다. 과거에 사람들은 문화재를 고리타분하고 골동품 같은 낡은 물건처럼 취급하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변하였다. 문화재를 통해 선조들이 숨 쉬고 활동하였던 그 시대의 생활과 문화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자 당시의 정치나 과학기술, 경제등의 다양한 분야와도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있기 때문에 그 시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들 중 하나이다. 또한 문화재는 그  나라의 문화와 국력을 가늠케 하는 척도가 되기도 하며, 단지 글로만 적힌 역사서로는 해결할 수 없었던 사안에 대해 문화재를 연구함으로써 미지의 역사를 풀어내는 일종의 ‘답지’와도 같은 역할은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듯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재정되어 문화재를 보존하며, 선조들의 문화를 현대로 계승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문화재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나라는 문화재는 지정 보호되는 국가지정문화재와 시 도 문화재보호 조례에 의한 시도 지정 문화재 그리고 법령으로 지정(인정, 등록) 되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인 보호와 보존이 필요한 비지정 문화재로 나눠진다 . 국가지정문화재는 문화재청장이 문화재보호법에 의거하여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된 주요문화재를 의미하며, 국가지정문화재는 해당되는 분야에 맞춰서 ‘국보’ ‘보물’ ‘사적’ ‘명승’ ‘천연기념물’ ‘중요문화재’ ‘중요민속문화재’로 나누어 분류하고 있다. ‘국보’는 ‘보물에 해당되는 문화재 중 인류문화의 견지에서 그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문 것​’을 의미하고, ‘보물’은 ‘건조물과 전적,서적,고문서,회화,조각,공예품,고고자료,무구 등의 유형문화재 중 중요한 것’을 의미한다. ‘사적’은 ‘기념물중 유적·제사·신앙·정치·국방·산업·교통·토목·교육·사회사업·분묘·비 등으로서 중요한 것​’을 의미하고, ‘명승’은 ‘기념물 중 경승지로 중요한 것’을 의미한다. ‘천연기념물’은 ‘동물이나, 식물, 지질, 광물 등에 중요한 것’, ‘중요무형문화재’는 ‘연극이나 음악이나 무용과 같은 문화재 소산으로서 역사적이고 예술적이며 학술적으로 가치가 큰 문형문화재’을 의미하고, ‘중요민속문화재’는 ‘의식주·생산·생업·교통·운수·통신·교역·사회생활·신앙 민속·예능·오락·유희에서 중요한것’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특별시장,광역시장,시 도지사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한 문화재 중 보존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것을 지방자치단체(시·도)의 조례에 의하여 지정한 문화재로서 유형문화재,무형문화재,기념물 그리고 민속문화재 등 4개 유형으로 구분되어 지정하는 시도 지정 문화재가 있다. 또한 지정문화재가 아닌 것 들 중 근현대 시기에 형성된 건조물들이나 기념이 되는 사업물들을 모아 ‘등록문화재’가 있으며, ‘비지정문화재’는 문화재법과 시도 조례에 모두 속하지 않지만, 보존할 가치가 있는 문화재를 의미한다.

 

이렇게 복잡한 문화재에 대해 사람들은 문화재라고 말하면 흔히들 국보와 보물들을 떠올리며, 그 이름 자체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한다. 또한 국보급 문화재나 보물급 문화재에 대해서는 관심을 많이 가지지만, 문화재자료나 무형문화재 같은 보물급 문화재 혹은 국보급문화재가 아니면 많은 관심을 기우리지 않는 것이 정말로 참담한 현실이다. 나는 절대로 국보급 문화재나 보물급 문화재에 대한 가치를 훼손하고자 지금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아니다. 물론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는 우리나라의 문화를 일종의 대표하는 가차를 지니기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얻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무형문화재, 유형문화재, 민속문화재 등 국보,보물급 문화재들도 중요하지만 민속문화재 중에서 계승이 안되 지금 명맥이 끊기 문화재들이 많듯이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들에만 치우쳐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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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국가 지정 문화재 수, 문화재연감

 

 

이런 관심이 없어지면서, 생기는 당연한 문제는 ‘문화재 훼손’이다. ‘문화재 연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지정된 문화재의 수는 총 3400여개에 다다르고, 이 수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증가함에 따라 같이 움직이는 수치가 있다. ‘문화재 훼손’과 ‘문화재 도난’이다




‘문화재 훼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생뚱맞게 생각할 수있다. 우리 주위에 ‘훼손된 문화재’가 있는지 조차도 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다르게 생각한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창밖을 보면, 한 문화재가 필자의 눈안에 들어 온다. 바로 도동리 홍교라는 다리이다. 도동리 홍교는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 190호로 지정 되어 있지만 ‘저게 문화재가 맞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리가 안되고 있어 문화재 훼손을 넘어선 수준에 이르렀다.  문화재청에서 ‘도동리 홍교’는 ‘인위적이고 세련되던 다른 홍교와는 달리, 꾸미지 않은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멋이 나는 다리이다’라고 적혀있지만, 현실은 정 반대이다. 현실에서 도동리홍교는 탈색되고, 석축이 마모되어 있으며, 락카와 오일로 범벅된 석재의 모습과 다리 밑을 지나는 오수에서 나는 코를 찌르는 듯한 지독한 냄세만 풍길 뿐이다. 지난 영광군에서는 보수공사를 위해 도동리 홍교의 상층부에 시멘트를 부어버렸고, 나는 이 도동리 홍교를 지날때마다 선조들이 남긴 문화의 냄세가 아닌 시멘트 냄세밖에 못맡게 되어버렸다. 

 

이런 관리도 안된 도동리홍교는 더욱더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에서 멀어지면서, 그 존재 가치 마져 잃어버릴 위기에 놓여있었다. 예저는 나는 너무 이런 현실이 아쉬웠기에 어린학생들에게 묻는다. “저기 골목으로 가는 다리 있지 그거 도동리 홍교라는 문화재인데 조금만 소개해 줄래?” 이 질문을 들은 학생들은 놀라면서 나한테 되묻곤 한다 “저 냄새나는 다리가 문화재라고요? 저건 빵교에요”, “문화재라 하기는 너무 조잡하고 관리가 허술한 거 아니에요?” 오염되고 냄새나는 돌다리, 사람들의 머릿속에 도동리 홍교는 잊혀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도동리 홍교’는 단순히 잊혀져 가는 것뿐만이 아닌 생활하수가 흘러가는 정도의 다리로 많은 사람들의 생각속에 깊이 박히게 되었다.

조선시대 학자인 정극인이 숭유척불한 공을 기리기 위하여 정극인의 본가인 영광에 세운 홍교는, 나주와 함평 등지에서 오는 상인들에게 옛날 5일장이 서던 영광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되어주었던 돌다리, 홍교는 이제 주민들에게는 시가지의 변화로 논밭으로 가는 샛길과 주택지 사이에 냄새나는 돌다리로 전략해버린것이다.
 
도동리 홍교의 아픔은 지워지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에 탈색되고 오염된 안내판과 석축 등 사람들에 의한 직접적인 훼손이 보이지만 사람들의 무관심속에 잊혀 버러진 모습이 어딘가 쓸쓸해 보였다. 향토문화 보존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것을 시도조례에 따라 지정한 문화재자료라는 명예와는 무색하게 사람들에게 홍교는 더 이상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문화재가 아니었다.

보존처리 과정에서 이루어진 잘못된 보존 또한 도동리 홍교를 아프게 했다. 민가 밑 처마에 뽑힌 채 버려진 홍교비, 수리하면서 교체한 부자연스러운 아랫돌은 상처 속에 끼워 넣은 이물질 같았다. 이같이 잘못된 보존으로 인한 2차적인 훼손이 바로잡히지 못하고 유지되고 있다.

전라남도에 다룬 홍교에는 순천 선암사 승선교(보물 제400호), 여수 흥국사 홍교(보물 제 563호), 고흥 옥하리 홍교(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73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훌륭한 보존, 지속적인 관리에 비해 도동리 홍교가 가지고 있는 천대와 아픔은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다.

도동리홍교는 우리나라의 문화재훼손의 현실의 축소판이다.

 

우리는 이런 귀중한 유산, 문화재를 물려받는 순간부터 조금의 흠도 없이 다시 후손들에게 물려줄 의무를 지게 된다. 자칫 소중한 문화재를 훼손하거나 소실해 버린다면 그 문화재에 담겨있는 선조들의 정신과 문화를 온전하게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국내 다양한 박물관이 들어서고 있고,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문화재를 관람하러 박물관을 찾는다. 따라서 문화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인 메시지로 들려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박물관에 전시된 문화재에 화려한 겉모습에 주로 관심을 갖는다. 척박한 땅속에서 발굴되어 박물관에 오기까지의 긴박한 순간들과 학예사들의 노력과 그 과정, 문화재도 생명력과 수명이 있다는 사실 등 정작 ‘문화재’에 대해 아는 사람은 손이 꼽힐 정도라는게 역설처럼 들려온다. 고고학적 전문적인 지식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고고학전공자가 아니면 잘 모르는 현실이며 관심 역시 부족하다.

 

문화재를 바라보는 올바른 마음가짐 없이 문화재 고유의 가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채 그저 재산, 사치품이란 생각으로 문화재를 대한다면 그것은 파괴행위와 마찬가지이며 분명한 문화재 훼손 행위이다. 이를 증명하듯 우리나라의 문화재 훼손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점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글 수완뉴스 종합보도부 양재훈 기자 yjh721211@

편집 안현준 선임기자 senci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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