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감각의 인지로 계발하는 디자인 창의성’

[수완뉴스 조윤서 칼럼니스트]

 

안녕하세요? 칼럼니스트 조윤서입니다.

얼마 전에 점심을 먹다가 힐링 채널에서 핀란드의 음악 거장 시벨리우스에 관한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그는 소나무 숲 속에 자리잡은 ‘아이놀라’라는 산장 모양의 집에 살았는데, 운치는 있어 보였지만 주변이 눈으로 뒤덮여서 인적이 드물게 보였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소리가 음악을 작곡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부러 인파가 거의 없는 자연 속에 들어와 살았다고 합니다. 친구 중 한 명이 시벨리우스에게 “이 곳은 너무 조용하지 않나?”라는 물음에 그는 “자세히 들어보면 창문 밖으로 지나가는 저 바람 소리도 소리라네.”라고 답했습니다. 친구는 시벨리우스가 살고 있는 곳이 적막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집을 둘러싼 자연의 소리에 대해 고요함을 깨는 존재이면서도 자신이 작곡 생활을 하는데 외롭지 않게 해주는 것으로 인식한 것입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왜 시벨리우스는 사람의 소리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반응했고, 자연환경의 소리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반응을 했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에 대한 해답은 감각의 인지 과정으로 귀결이 되었습니다.
시벨리우스의 경우 감각의 인지를 골고루 하지 않아 사람들의 목소리 같은 특정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입니다. 작곡가들이 청각이라는 한 가지 감각을 주로 이용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소리에 대해 굉장히 예민해지게 되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만족스러운 작품이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수정 및 보완을 할 것입니다. 이 때, 시벨리우스가 만약 청각뿐 아니라 시각, 미각, 촉각, 후각들을 골고루 인지하면서 작곡에 몰두했다면 감각의 인지 능력이 전반적으로 높아져서 인파 소리가 들려도 그것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감각의 인지를 잘 활용할 때, 자신에게 들리는 소리가 무엇인지 인식하게 되고, 그 소리를 자신이 무시할 것인지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결정한 후 자신의 의지를 활용해 집중력을 적절히 배분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시벨리우스의 곡에 전반적으로 걸쳐있는 분위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집 주변에서 들리는 자연의 소리가 핀란드의 자연과 문화를 음악에 반영하는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그가 자연환경의 소리에 대해서는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고 생각합니다. 힐링 채널에서 들은 그의 음악에서는 뾰족하고 긴 서양의 나무들이 우뚝 솟은 가운데 웅장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왕성함이 느껴졌고, 그 위엄에 심취하려고 할 때면 어느덧 고요함에 파묻혀 평온한 분위기가 흘렀고, 무엇인가 위기와 불안감이 밀려올 때 그 사이에 힘의 용솟음이 느껴져서 마치 예전의 팔팔했던 분위기를 다시 되찾으려는 방식이 순환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시벨리우스는 국민주의 음악을 수립한 거장이어서, 그 때 들었던 느낌으로 말미암아 시벨리우스는 핀란드의 역사 속에서 국민의 아픔과 고뇌, 희망, 행복을 표현하고, 전성기와 흑역사를 공존하여 배치해 놓으면서도 핀란드 고유의 자연을 드러냄으로써 자신이 알고 있는 핀란드에 대한 모든 것을 음악으로 알리려는 의도를 가졌다고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음악에서 핀란드를 느낄 수 있었지만 시벨리우스 자신이 살았던 집에 대한 것은 별로 느껴지지 않아서 그의 집을 헤드론으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사진을 보시죠.

제목 없음0

시벨리우스의 집은 핀란드에서도 추운 지방에 위치해 있어서 창문이 작았고, 지붕이 뾰족한 형태였습니다. 굴뚝도 있고, 기와처럼 너울진 벽돌들이 외관을 장식하는 다소 복잡한 형태이지만 그것을 최대한 간소화하면 위의 형태가 나옵니다. 시벨리우스의 음악과 핀란드의 분위기에서 느껴진 시원하면서도 밝고 약간 쓸쓸한 분위기를 헤드론의 컬러로 표현했습니다. 여러분도 감각의 인지 과정을 집중적으로 하여 자신의 눈에 두드러지는 사물의 특징을 잡아 표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