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칼럼니스트 조윤서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연물을 이용하여 인공적인 로봇을 만든다고 하면, 먼저 자연물을 닮은 구조물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새를 모방한 비행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비행기는 하늘을 나는 새와 바다 속을 유영하는 물고기를 보고 모양새를 창안해 냈다고 합니다. 초보 단계의 비행기 설계에서는 어떻게 바람의 힘을 이용하는가 하는 문제가 커다란 과제였는데, 최초의 비행기는 새를 모방함으로써 하늘을 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더 발달된 비행기에서는 새의 날개가 지닌 양력보다 더 강력한 엔진이 요구되었고, 어떻게 바람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었습니다. 이 때, 비행기는 오징어의 추진 원리를 응용했습니다. 오징어는 힘차게 물을 분사하여 얻어진 힘으로 물살을 가르고 나아가는데 이러한 방식을 본뜬 엔진을 장착하고, 비행기의 날개를 좀 더 작게 만들어 뒤쪽에 다는 방식으로 디자인의 진보가 이루어졌던 것입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히 보는 동물을 응용한 로봇이 지금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가령, 독일 베를린의 ‘에마미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디자인한 ‘로보웜’은 인명 구조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지렁이 로봇입니다. 애벌레처럼 몸을 접었다 폈다 하면서 좁은 틈 사이를 이동하며 조난자를 찾아 나섭니다. 또한 로보웜에 부착된 카메라로 미세한 소리까지 들을 수 있어 무너진 건물 잔해의 좁은 틈 사이사이를 이동하며 조난자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2014 레드닷 어워드 ‘콘셉트 디자인’ 부문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에 선정됐다고 합니다. 이런 종류의 로봇 구조물들은 인간이 하기 어려운 역할을 대신해주는 존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에 더욱 인간의 상상력을 통해 혁신적인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저는 제 관점에서 애벌레를 형상화하면 어떤 모양의 구조물이 나올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애벌레를 소재로 한 조형물을 만들어 보았는데요. 함께 보시죠.

 

PICTURE

 

애벌레 조형물을 만들기 위해 애벌레 사진들을 수집했고, 배추밭에 가서 애벌레의 생김새를 직접 관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플라톤의 정이십면체 4개를 구부려 결합시켜 생동감 있는 애벌레의 이미지를 표현했습니다. 그 이미지에 맞춰서 애벌레의 사실적인 색감인 초록색보다 애벌레의 밝은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몸통은 연한 하늘색으로, 더듬이는 고동색으로 대비효과를 주었습니다.

 

디자인(design)의 기본 개념은 기능과 모양새를 결합하여 조화롭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요소는 서로 상반된 목적을 지향하고 있어, 양자 사이의 조화를 찾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자연물의 속성에 관심을 가져 관찰하고, 자신의 주관에 따라 그 특징을 인지하여 입체적으로 만들어 본다면 디자인 창의성을 계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음 14회에서도 ‘감각의 인지로 계발하는 디자인 창의성’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