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완뉴스] 원준 기자,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2차 청문회의 끝자락에서도 책임자들의 답변과 태도는 한결 같았다.

지난 28, 29일 양일에 걸쳐 4.16 세월호 참사 특조위 2차 청문회가 서울시청 다목적 홀에서 진행됐다. 특조위는 1차 청문회 때와 같이 주제별로 세션을 나눠서 진행했다.

IMG_5209△ 김진 위원이 증인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진=원준 기자

청해진해운과 항만청, 한국선급, 그리고 국정원

제1세션은 ▲청해진해운 증선 인가 과정 관련 ▲증개축 승인 및 검사 관련 ▲국정원 보안점검 업무 등에 대한 청문이 진행됐다. 제 1세션에선 한국선급 이율성 기본기술팀장, 김재범 청해진해운 기획관리팀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종운 특조위 상임위원은 청문회 시작에 앞서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경위를 ‘하인리히 법칙’에 빗대어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기 전까지 수많은 징조들이 모여 발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청문회에 참여한 증인들의 태도는 한결같았다. 청해진해운의 증선 인가 과정의 증인이었던 김영소, 박성규 인천항만청 선원해사안전과장은 증선 인가가 얼마나 부실하게 이뤄지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김진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이 “조건부 인가를 내어줄 때 실제 배도 고려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조건부 인가를 담당했던 박성규 과장은 “배가 없고 매매계약서가 없더라도 사업계획서만 보고서도 인가를 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본인가를 담당했던 김영소 과장 또한 김진 위원의 “본인가를 내줄 때 보는 조건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조건부 인가에 적힌 조건만 해당하면 된다”라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은 무책임한 태도는 한국선급에 대한 청문에서 극을 달렸다. 한국선급은 정부를 대행해 대형선박의 검사를 진행하는 곳이다. 한국선급의 주요 증인 4명은 김진 위원의 “잘못계산된 복원성 계산서는 누가 책임지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서로 책임을 회피하기 바빴다. 오히려 조용선 한국선급 수석검사원은 “합수부에서 3차례 조사받았지만 해경에서 조사보고서를 내놓은 것은 처음 본다”며 “나는 책임을 다했고 해경에서 조사한 것은 얼토당토 않은 소리다”고 큰소리치기도 했다.

청해진해운의 해경 접대와 국정원의 보안점검과 관련된 의혹에 대한 청문에선 양 증인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박종운 위원은 장지명 과장에게 19일날 접대가 끝난 직후에 심사가 이뤄진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장지명 과장은 스스로가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에 대한 보완 및 변경 요구사안이 수정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지 않은 점을 순순히 인정했다. 반면 김재범 부장은 질문과 답변에 대해 모르쇠와 부정으로 일관했다. 그는 박종운 위원의 “국정원과 접촉한 적 있나”는 질문에 “담당이 아니고 접촉한 적도 없다”고 말했으나 후에 박 위원이 통화 내역과 메시지 내역 등 증거 자료를 제출하자 태도를 바꿔 “없다고 한 것이 아니라 기억에 없다고 말한 것이다”고 말해 방청객들의 야유를 받았다.

박종운 위원의 청문이 끝난 후에 진행된 권영빈 위원의 추가 질문에서도 김재범 부장은 무책임함으로 일관된 태도를 보였다. 또한 세월호 관계자와 연락이 닿은 후, 사후라도 대책회의를 진행했냐는 질문에 그는 “내 관할이 아니라 대책회의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1부 세션이 끝나자 그는 방청객들의 거센 비난을 받으며 퇴장했다.

IMG_5234△ 박종운 위원이 관련 자료를 보며 증인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원준 기자

세월호 사건도 갑을관계의 부산물이었나
제2세션은 ▲화물 과적 및 출항 전 운항관리 점검 부실에 대한 청문이 이뤄졌다. 증인으로는 전정윤 한국해운조합 운항관리원, 문기한 우련통운 본부장 등이 출석했다. 본래 출석해야하는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이사와 김정수 청해진해운 물류팀 차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세션은 평형수를 실지 않은 배가 전복 위험성이 매우 높은 것을 보여주며 시작했다. 박종운 위원은 실제 물류 적재와 고박을 담당했던 업체인 우련통운의 문기한 본부장에게 청해진 해운이 세월호에 가한 것처럼 다단계 계약이 자주 이뤄지는 경우인지 질문했다. 그러자 문 본부장은 “본래 이런 경우가 잘 없다”며 “청해진해운 측에서는 적재와 고박에 대한 책임을 우리에게 전부 떠넘기고 본인들은 현금만 챙겨가는 형식을 취했다”고 말했다. 또한 우련통운이 고박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데도 작업을 진행한 점을 지적하자 “청해진해운 측에서 ‘우리는 잘 모르겠고 계약했으니 너네가 알아서 하라’라는 입장을 취했다”며 “고박 문제 역시 우리보고 해결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세션에서는 갑을 계약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해운조합과 해경, 해운사들의 유착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김주성 한국해운조합 운항관리실장은 “원칙과 소신대로 진행하려 했으나 오히려 해경 출신의 상관으로부터 경질당했다”며 “해운조합이 사실상 해운사들의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방식이다 보니 해운조합의 업무가 해운사들로부터 완전 격리되어 진행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IMG_5264△ 연영진 단장이 답변을 위해 고뇌하고 있다 사진 = 원준 기자

책임지는 해양수산부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제 3세션에선 ▲미수습자 유실방지를 위한 온전한 인양 ▲증거보존을 위한 온전한 인양이라는 주제로 청문이 진행됐다. 이 세션에 참여한 주요 증인으로는 연영진 현 해양수산부 세원호인양추진단 단장, 박준권 전 해양수산부 선체처리기술검토 TF 단장 등이 있었다.

브리핑을 담당했던 신현호 위원은 정부가 TMC에 거액의 돈을 주며 의뢰하여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을 불필요한 시간을 들여 같은 결과를 도출해낸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신 위원은 “TF팀이 도출해낸 방법인 수중 인양 등은 이미 TMC에서 1년 전에 제시한 대안이다”며 “도대체 왜 같은 결론을 별도로 TF를 구축해서 6개월 가까이 되는 기간 동안 도출해 낸 건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준권 전 단장은 “같은 결과가 아니다”며 “TMC는 아이디어 정도를 제시한 것인지 수중 인양이 핵심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또한 계약 만료 후 보고서를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신 위원이 묻자 박 전 단장은 “계약은 우리가 먼저 해지했고 보고서도 받지 않았다”고 말하다가 해지 시기에 대해선 혼선을 빚는 등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신 위원은 유실방지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진 점 역시 지적했다. 신 위원은 “정부는 수색을 종료한 후 유실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상하이샐비지가 사각 펜스를 설치하는 작업을 하기 전까지 해수부와 정부는 무엇을 했나”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한 “TMC에선 세월호 참사 유가족, 미수습자 가족의 협조가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했는데 어떤 소통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연영진 단장은 “우리는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고 주장해 방청객들의 비난을 샀다.

장완익 위원은 인양 방식과 진행 과정에 대한 청문을 진행했다. 그는 주로 이철조 전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 부단장과 김현태 현 부단장에게 질문을 진행했다. 그러나 부단장들 역시 ‘잔존유 처리 과정’에 대한 의견 합의를 못한 대답을 보이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권영빈 위원은 증인들의 이런 태도에 대해 “증인들에게 ‘확인해보겠다’, ‘잘모르겠다’라는 답변을 듣는다는 것이 얼마나 한심한지 모르겠다”며 일침을 놓았다. 권 위원은 또한 “세월호 인양을 위해 전력투구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실패를 대비한 보험을 생각하고 인양 후 계획을 세우지 않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세션을 마무리하며 “앞으로는 세월호 참사 특조위, 유가족이 모니터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상설 협의기구가 아니더라도 상설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기구가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일간의 청문회는 세월호 유가족 집행부 집행위원장의 질문과 해양수산부 관계자들의 답변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내용들과 진실들이 너무나 많다”며 “이런 일들이 밝혀질때까지 특조위가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글,사진 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