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대신 예술 들어갑니다!’ 예술을 공급하는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수완뉴스= 사회, 문화]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에 위치한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팀장 조동희, www.ssacc.or.kr)는 1941년에 설립되어 70여년 가량 시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던 구의취수장이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장소이다.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이하 센터)는 2015년에 개관하여 거리예술과 서커스 전문가를 양성하고, 이들을 지원하며  어린이를 비롯한 일반 시민들에게 거리예술을 교육하고 알리는 문화 진흥을 위한 공간이다.

5호선 광나루역에서 버스로 환승한 뒤 다시 10여 분정도를 걸어 도착한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과거 취수장으로 사용한 건물들과 취수 장치들을 그대로 보존, 전시해 놓고 있어 익숙하지 않은 공간인 취수장의 묘한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가장 먼저 방문객들을 맞는 장소 아틀리에 (사진= 민병효 기자)

센터는 총 4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아직 리모델링이 끝나지 않았지만 곧 예술가들의 관사로 쓰일 건물과 염소투입실이 거리 예술과 서커스를 위한 장비를 만드는 아틀리에로 변모한 공간이 가장 먼저 방문객들을 맞는다. 그리고 보다 안으로 들어가면 등장하는 제 1취수관과 제 2취수관은 둘 다 예술가들을 위한 연습실 겸 공연장으로 변신하였다.

문화예술을 위한 공간답게 센터 곳곳에 설치예술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기존에 쓰이던 취수장비인 펌프는 오브제가 되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고, 관사 앞에는 인어의 꼬리가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또한 건물을 덮은 벽화들은 개관 초기 프랑스인 거리미술가가 작업하였는데, 이들는 모두 공간의 주인인 예술가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창작되었다.

펌프 오브제 (사진= 민병효 기자)

개관 이후 센터는 2015년,  2016년 2년에 걸쳐 서커스와 거리 예술 분야의 다양한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였으며 체계화된 예술가·비평가 양성 과정을 통해 거리예술분야의 우수한 창작인력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또한 일반 시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공원과 도심을 순회하는 예술 공연을 개최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서커스 아카데미를 운영하였다. 한편 센터의 공간들은 모두 예술가들을 위해 심사를 통과할 시 아주 적은 금액의 대관료만 지불하면 대관할 수 있도록 하였다.

거리예술과 서커스의 진흥을 위한 센터의 노력은 개관 3년 째인 2017년 현재까지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취재 당시인 6월 29일 역시 센터 내의 연습실에선 예술가들의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었고, 멀리서도 그들의 진지한 자세와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물을 공급하던 취수장이 그 기능을 다한 후 인간의 정신적 성장을 위해 마찬가지로 반드시 필요한 예술의 진흥을 위한 공간으로 변신했다는 점은 이 공간의 의미와 가치를 한층 더해준다. 이용가치가 다 한 공간을 재활용하여 만들어졌기에 그 경제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 역시 높게 평할 수 있다.

점점 설 곳을 잃어가는 거리예술과 서커스의 상황은 소위 젠트리피케이션이라 불리는 도심의 거대 상점화로 인해 자신의 공간을 잃어가는 도시의 시민들의 상황과 닮아있다. 서울거리예술창작 센터와 같은 과거의 공간에 대한 재활용, 도시의 재생은 이렇듯 삶의 터전을 자본에게 잠식당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다.

글, 사진= 민병효 기자  ,  편집= 백미영 편집기자